요즘 기계 안전 설계를 공부하면서 계속 등장하는 개념이 ISO 13849-1입니다.
자동화 설비 쪽에서 일하거나 공부하시는 분들이라면 저처럼 이 표준에 대해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것 같은데요, 이번 기회에 핵심 내용을 정리해봤습니다.
1. ISO 13849-1이란?
기계나 설비에 탑재되는 **안전 관련 제어 시스템(Safety-Related Control Systems)**을
어떻게 설계해야 작업자를 보호할 수 있는지를 정해놓은 국제 표준입니다.
기계가 자동으로 움직이는 만큼, 사람이 가까이 있을 경우 위험 요소도 많아지는데요,
이런 위험한 상황에서 기계가 위험을 감지하고 안전하게 정지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게 이 표준의 핵심입니다.
2. 카테고리(Category): 시스템 구조의 기본
먼저, ISO 13849-1은 안전 시스템의 구조를 5단계로 나눕니다.
각 카테고리는 고장이 발생했을 때 안전 기능을 얼마나 잘 유지할 수 있는가에 따라 구분됩니다.
B | 가장 기본적인 구조 | 고장 시 기능 상실 가능 | 단순 스위치, 릴레이 |
1 | 신뢰성 높은 부품 사용 | 주기적 유지보수 필요 | PLC 제어 비상정지 |
2 | 고장 감시 가능 | 이상 시 안전 상태 전환 | 라이트 커튼 + 진단 기능 |
3 | 이중 채널 구조 | 하나 고장 나도 기능 유지 | 이중 회로 구성 |
4 | 이중 채널 + 고장 감지 + 축적 방지 | 가장 높은 수준의 안전성 | 로봇 안전 시스템 등 |
→ 숫자가 높아질수록 설계가 더 복잡해지고, 안전 수준도 높아집니다.
3. PL (Performance Level): 안전 기능의 신뢰도 등급
카테고리는 구조에 대한 얘기였다면,
PL은 그 구조가 실제로 얼마나 신뢰성 있게 작동하느냐에 대한 지표입니다.
- a (가장 낮음) ~ **e (가장 높음)**까지 총 5단계
- 위험도가 높을수록 요구되는 PL도 높아짐
PL을 계산할 땐 세 가지 주요 요소가 필요합니다:
🔹 MTTFd – 위험한 고장이 날 때까지 평균 시간
🔹 DC – 시스템이 고장을 얼마나 잘 감지하느냐
🔹 CCF – 공통 원인 고장에 얼마나 잘 대응했는가
4. MTTFd (Mean Time To Dangerous Failure)
MTTFd는 말 그대로, 위험한 고장이 발생하기까지 걸리는 평균 시간입니다.
보통 센서, 릴레이, PLC 같은 부품마다 정해져 있고,
시간 단위는 '시간(h)' 기준으로 계산합니다.
Low | < 3년 | 고장 확률 높음 |
Medium | 3~30년 | 일반적인 수준 |
High | > 30년 | 신뢰성 높음 |
MTTFd 수치는 부품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데이터를 참고하거나,
SISTEMA 같은 소프트웨어로 산출할 수 있습니다.
5. DC (Diagnostic Coverage)
DC는 고장이 났을 때 시스템이 그걸 얼마나 잘 알아채는지를 나타냅니다.
Low | < 60% | 대부분 감지하지 못함 |
Medium | 60~90% | 보통 수준 |
High | > 90% | 거의 모든 고장을 감지함 |
예를 들어, 두 개의 센서를 비교하는 방식이나
에러 진단 기능이 포함된 PLC를 사용하면 DC를 높일 수 있습니다.
6. CCF (Common Cause Failure)
CCF는 동일한 원인으로 두 시스템이 동시에 고장 날 위험을 얼마나 줄였는지를 평가합니다.
예를 들어, 센서 2개를 쓰더라도 같은 전원, 같은 위치에 있으면
온도나 전압 문제로 동시에 고장날 수 있기 때문에 ‘공통 원인 고장’에 해당됩니다.
ISO 13849-1에서는 이걸 **점수(100점 만점)**로 평가하고,
PL c 이상을 달성하려면 최소 65점 이상을 받아야 합니다.
전원 분리 | +20점 |
물리적 거리 확보 | +15점 |
환경 설계 반영 | +15점 |
하드웨어 다양성 | +20점 |
EMC 대책 수립 | +25점 |
7. PL 계산은 이렇게 이루어집니다
PL = 구조(Category) + MTTFd + DC + CCF → 결과적으로 ‘a~e’ 등급이 나옵니다.
PL을 정확히 계산하려면 SISTEMA라는 무료 툴을 쓰는 게 제일 편리하다고합니다
표준 문서 Annex K를 보면 수동으로 계산하는 방법도 나와 있습니다.
- 카테고리는 구조적 안전성
- PL은 전체 시스템 신뢰도
- MTTFd, DC, CCF는 PL 산출을 위한 핵심 요소
이 표준은 단순히 이론이 아니라,
실제 설비에 안전 회로를 설계할 때 필수로 따라야 할 기준입니다.
ISO 13849-1에서 요구하는 PL 값을 계산해주는 도구로 ‘SISTEMA’라는 소프트웨어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센서나 릴레이 같은 부품의 고장 확률(MTTFd), 진단 커버리지(DC), 시스템 구조 등을 입력하면
전체 제어 시스템의 성능 수준(PL)을 자동으로 계산해주는 툴이라고 합니다.
아직 직접 사용해보진 않았지만, 다음에 기회가 되면 한번 해보고 결과도 정리해서 올려보겠습니다.